4. 유령의 성의 만찬.
런던 교외의 유령이 자주 출몰한다고 알려진 500년 넘은 성에는 오후 5시 부터 사람들 눈에 튀지 않으려는 목적인 것 같이 어울리지 않게 평범한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 스바루 아웃백 심지어 현대 소나타 같은 차량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입구에는 UFC 선수 같이 거칠은 인상의 근육질 남성 10명이 암구호를 대며 참석자들을 일일히 확인하고 성 내부로 차량을 들여보내고 있었다.
총 4명의 참석자들은 지하의 회의실로 들어가 원탁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10분 후 백발의 머리를 사선으로 넘긴 약간 마른 체질의 빈틈이 안 보이는
단정한 70대 백인 노인이 하얀 셔츠에 검정 스웨터를 받쳐 입고 들어서자 그들은 모두 기립해 노인이
착석힐때 까지 서있었다.
3초간 침묵이 흐르고 노인이 입을 열었다.
“독일 지부 부터 시작하지” 하자 60대의 완고하게 생긴 남성이 강한 독일 엑센트가
담긴 영어로 말을 시작했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2030년 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결의안을 통과시켜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 이를 20년 연장하는 탄원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강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부정적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프랑스 억양의 60대 중반의 남성이 발표했다.
“프랑스도 2040년 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심지어
파리 시 당국은 2024년 부터 디젤 차량을 불법으로 규정할 계획이어서 업계에서는 프랑스의 강점인 디젤
엔진을 버린다고 불만이 많고 디젤 차량이 인기있는 한국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로 디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고
문재인 정부도 2030년 까지 개인소유 디젤차량 퇴출 공약을 발표해 상황이 힘듭니다. “
바톤을 이어서 옥스포드 액센트의 40대 중반의 학자 풍 남성이 입을 열었다.
“영국도 아시다시피 2040년 부터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고 자동차 산업이
무너져 내연기관 자동차 기술력은 독일,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도 밀리니 판세를 뒤집을 전기차에 대한
국민 호응도가 높아 독일같이 탄원서 서명 운동도 못하고 인도 타타 그룹이 인수한 재규어 랜드로버도 잦은 고장으로 귀족적 이미지에 끌려 판매가 늘어났던
한국, 중국에서도 ‘영국 감성팔이’ ‘귀족 코스프레’ 하는 차라는 조소를 받으며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반대할 명분도 없습니다.”
이어 미국 보스턴 액센트의 사람이 말했다.
“미국은 테슬라가 있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사실 전기차 보다 중국과의 전쟁을 원하는 군산복합체와 석유 업체들의 요구 때문에 작전계획을 수립하는게 문제입니다.
중국의 ICBM이 한 발이라도 미국 땅에 떨어지면 안 되니까요!”
잠자코 듣고 있던 노인이 저음이지만 명료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들 영국이 중국과 아편전쟁을 벌일때 영국 내에서 아편이 합법이었나?”
모두 침묵하자 노인이 말을 이었다.
“영국, 독일, 프랑스를 다 합쳐도
시장은 작으니 염려할 것은 없어. 그러나 중국, 인도, 미국에서 전기차가 대중화 되면 우리가 막대한 돈을 투자한 셰일개스 판매량이 크게 줄어 생각하기도 싫은 손해를
입게 되니깐 반드시 막아야 해!”
“아직 인류의 기술로는 친환경 에너지 만으로 에너지 수요를 100% 채우지는
못해!”
“우리가 교양 없고 무지막지한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 시켜 교토 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게 한 것도 다 이유가 있어.”
“중국과 인도가 전기차에 집중하는 이유도 애플이 아이폰으로 새로운 판을 열어 휴대폰의 강자 노키아를 사라지게 했듯이 전기차로 내연기관의 강자인 독일, 일본 자동차 업계를 단번에 꺽을라고
하는거야!”
“자! 골아픈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와이프가Korean BBQ로 저녁을 차렸으니 식사나 하러 갑시다.”
그들이 식당에 들어서자 60대의 동양 여인이 맞이했다.
"어서들 와요. 장소는 그렇지만 많이들 먹어요. 난 먹었으니 방에서 좀 쉴게요."
그녀가 떠나자 리더 노인은 "한국 여자들은 가족에 대한 헌신은 세계
최고야."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세져서 탈이지만 ~" 하며 아까의 엄숙함과는
달리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능숙한 솜씨로 갈비를 굽고 쌈싸먹는 법을 시범을 보이며 40도 안동소주를
따라 주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리더 노인이 말했다.
"때국놈들은 내 와이프 나라 코리아까지 미세먼지로 피해를 주면서 친환경 자동차? 우리가
먹고 있는 횡성 한우가 웃을 일이지!”
“우리는 트럼프를 이용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게 해서 중국을 7개 나라로 쪼개야 되.”
그들은 식사로 나온 뚝배기 된장의 냄새를 맡으며 속으로 이 성안의 유령들은 전부 도망가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영국에 위치한 유령의 성에서 마늘과 된장 냄새의 진동은 앞으로 국제정세에 대 변혁이 일어날 것임을 암시하였다.
그시각 진주는 기욤이 건네준 최깅탄 프로필을 읽고 있었다.
그는 올해 73세로 1968년 한양공대
기계학과 2년을 마치고 그당시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을 듣고 파독 광부에 지원해 독일로 이주한 뒤 2년 후 뮌헨공대에 들어가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BMW 연구소에
근무하다 20년 전 엔진에 카본 생성을 최대한 억제하는 부품을 개발해BMW 협력사를 차려 독립한 후 현재는 한화로 연매출 3천억원의 회사로 키워낸 독일 이민
사회의 신화적인 인물이었다.
이렇게 대단한 그도 T.A.의 하부 조직원이라는 사실에 창신은 더욱 자신감을
잃어갔다.
진주는 마음을 굳게 먹고 기욤을 찾아갔다.
"아무래도 이번 일에 자신이 없습니다. 이 일은 전문 정보기관 사람이나 전직 정보기관
출신들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기욤이 예상을 했다는 표정으로
"내가 한국에 있을때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그램을 본 일이 있는데 제작진들이 점이 정확한가?를
알아 보려 서울역의 한 걸인을 데려다 목욕시키고 방송국에 가서 분장도 해주고 근사한 정장을 입혀 한 관상가에게 데려갔더니 "빌어먹을 팔자"라고 단박에 알아보더군."
"사람에게는 직업에 따라 몸에서 나오는 ‘기’가 틀려서 정보기관 사람들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결국엔 티가 나게 되있어."
"사실 10년 전 영국의 전직 기관원이 잠입해서 중간 조직의 핵심인물까지 알아냈는데 갑자기 둘다 사라진 것도 그쪽에서 알았기 때문이지."
나는 이쯤에서 너무 혼란스러워 바람이나 쐬고 오겠다고 하자 기욤은 랜드로버 디펜더의 키를 주더니 좀 쉬고 오라고 하였다.
나는 랜드로버 디펜더를 설원위에서 거칠게 운전하며 현재의 공포감을 털어내려 몸부림을 쳤다.
광란의 드라이브를 마치고 돌아오자 직원이 식당으로 안내하여 갔더니
식탁엔 한국식등심과 차돌베기, 혀밑구이와 백김치와 밥 그리고 문배주가 준비 되었고 3명의 팀원들이 앉아 있었다.
기욤이 "어서오게 자네 기분도 풀어주고 나도 한식이 생각나서 특식을
마렸했네.."하며 소주를 따라주며 건배를 제안했다.
기욤은 익숙한 솜씨로 손수 고기를 구워주며 내 접시에 릴레이로 고기를 가져다 주며 술을 권했다
취기가 얼큰하게 오르자 기욤은
"최강탄 사장과는 본사에서 자네가 카본생성 억제 장치 구매 책임자로 간다고 메일을 보냈으니 자네는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
"올해로 BMW에게만 20년 동안 독점
공급한다는 계약이 만료되거든."
"자네는 오직 약한 고리인 그에게 인간적으로 친밀해져 최대한 많은 T.A.에 관한
정보를 빼내야 되.."
나는 이 일을 못하겠다는 말을 하려다 묘한 호기심이 생겨 "네"하고 대답하였다.
다음
날 진주는 특식 북어국 브런치를 먹고 뮌헨 발 비행기를 타고 오후3시에 뮌헨 공항에 도착해 나오자 키 175에 마른 근육질에 은발 스포츠 머리를 한 날카로우면서 갸름한 미남형의 동양 중년 남성이
다가와 경상도 엑센트로 "김창신 부장님이십니까?
Das Auto의 최강탄입니다."
그는 73세의 나이지만 50대로도 보일 만큼 젊어 보였고 옷도 청바지에 타이트한 검정 Babour의
왁싱 잠바를 입어 세련되 보였다.
베기지 클레임에서 짐을 찾고 주차장의 그의 차에 가자 BMW 320d의 트렁크를 열었다.
나는 속으로 연매출 3,000억원의 기업 대표가 소형 세단을 몰고 직접 바이어를 태우러
왔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고 쓸데없는 권위주의 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의 기업들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BMW를 타고 뮌헨 교외에 있는 공장으로 고속도를 달렸다.
매번 느끼지만 BMW 3시리즈는 도로 아래의 자석에 달라 붙어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접지력과 핸들링이 탁월했다.
최사장은 스틱기어를 경쾌하게 운전하는 동안에도 완벽주의 인상과는 달리 나에게 명랑한 말투로 이런 저런 말을 건냈다.
아마도 한국 사람과의 접촉이 많지 않아서 반가워 하는 것 같았다.
이윽고 실용적인 바우하우스 풍의 태양열과 풍력으로 가동되는 그의 공장에 도착했다.
그는 투명유리벽 안의 작은 그의 사무실로 안내한 뒤 손수 커피를 내왔다.
최사장이 전화를 하자 세일즈 매니저 안드레아는 계약서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와 간략히 계약서를 설명한 뒤 나에게 건냈다.
내용은 1차로 10만개를 개당 50유로에 판매한다는 내용이었고 나의 진짜 임무는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강 읽고 사인을 했다.
계약이 끝나자 어느덧 5시가 되자 최사장은"김 차장님 저녁 때가 되었는데 우리 집에 가서 저녁이나 하죠." 하였다.
진주는 초면에 집에 초대하는 것이 나에 대한 호감인지, 한국 사람에 대한 반가움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친근한 성격인지 혼동이 되었다.
다시 그의 BMW 320d를 타고 뮌헨 교외의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의 집은 모던 스타일의 저택으로 수영장도 있었지만 그의 수입으로 보면 아담한 집이었고 마당엔 그의 부인 차로 보이는 볼보 XC60 흰색 SUV가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그의 부인이 수수한 차림으로 반갑게 나를 맞이했다.
식탁에 앉자 아구찜과 스테이크를 잘게 잘라 한국식으로 양념한 고기와 김치와 나물 반찬 2가지가
풍성하게 놓여 있었다.
"차린 것 없지만 많이 드세요."
하며 최사장이 너스레를 떨자 나는
"너무 많이 차려주셔서 살이 쪄서 돌아갈 것 같습니다."하고
화답했다.
최사장은 발렌타인 30년을 나에게 따라 주며"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위스키라고 해서 사왔어요."
"독일에선 이런 비싼 술을 잘 안 마셔요."
그래서 나는 "저도 오늘 처음 마셔 봅니다. 감사합니다."하고 화답했다.
음식은 한국의 웬만한 가정집 보다 정갈하고 맛있었다.
부인은 파독 긴호사 출신으로 최사장이 박사학위를 마칠 무렵 교포의 소개로 만나 결혼하였다고 한다.
슬하에는 딸과 아들이 있는데 딸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고 재학시절 서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2년 있었고 지금은Das auto의 재무일을 보며 진보적 성향 인터넷 신문사의 기자로 일하는데 내일 모레면 40인데
결혼할 생각이 없어 걱정이라고 하였다.
난 미혼의 딸이 있다는 말에 순간 귀가 쫑긋했다.
그리고 2살 아래의 남동생은 뮌헨공대를 졸업하고 한국에 어학연수를 하러 갔다가
한국의 화려한 밤 문화에 감동을 받아 “여기는 어른들의 디즈니랜드.”라며 영주를 결심하고 독일제 기계와
부품을 한국에 판매하는 일을 하며 이여자, 저여자 꼬셔서 놀면서 난봉꾼처럼 산다고 하였다.
그러자 부인은 별 얘기를 다한다며 남편에게 눈을 흘겼다.
우리가 거실의 소파로 옮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현괸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최사장은 "지아가 왔나 보네"
"우리 딸인데 1~2주일에 한번 집에 와서 자고 가는데 오늘이 그날이에요."
그녀가 거실에 나타나자 약간 어두운 조명의 거실이 밝아지며 내 심장이 순간 박동을 멈추었다.
달라 붙는 청바지에 블랙 자켓을 걸쳐 입은 키 168 정도에 미끈하게 빠진 탄력있는
몸매에 얼굴은 아빠를 닮아 갸름하고 눈은 총명한 빛을 발하는 그녀가 나를 보고 "손님이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최지아에요"하며
하프의 선율 같은 천상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그녀가 당당하고 품격있는 자세로 웃으며 악수를 청하자 나는 반사적으로 일어나 알프스의 눈송이 같이 하얀 손을 잡자
온 몸에 강한 기가 들어 오는게 느껴졌다.
"저는 르노자동차에 근무하는 김????????"
진주는 순간 이름을 잊어버렸다!
5. 20년 만에 느끼는 설레임.
지아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쑥스럼을 타는 진주를 보고 고개를 숙이고 오른쪽으로 돌리며 눈웃음을 쳤다.
"그럼 얘기들 계속 나누세요."
그러자 최깅탄은 “너도 옷 길아 입고와. 너 술 좋아하잖아"
"아빠! 으그.."
10분 뒤 그녀가 운동복 차림의 옷을 입고 왔는데 무슨 운동을 하는지 미끈한 근육이 옷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운동 많이 하셨나요?"
나의 질문에 그녀가 대답했다.
"네, 어릴적엔 축구, 테니스, 수영, 태권도 등 했고 20대에 무에타이와 주지스도 좀 배웠어요~"
난 속으로 "어쩐지 강한 기가 느껴지더라!" 생각했다.
나는 쑥스럼에 화제를 돌려 최공탄에게 질문을 했다.
"독일같이 사회 시스템이 짜여진 나라에서 동양인이 어떻게 이런 큰 기업을 일구셨습니까?"
나의 질문에 최강탄이 대답했다.
" 다 운이죠.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운칠기삼이라고 했잖아요"
"나도 독일와서 2년 엄청 고생하다 탄광 소유주의 아들 도움으로 뮌헨공대에서 공부할
기회도 얻고 박사학위 취득 후에 BMW 연구소에 취직하고 또 이 회사를 창업할때도 은행 융자며 BMW의 지원에도 도움을 준 독일 동생이 있었기 때문이죠.."
진주가 이때다 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분 집안이 굉장한가 보죠?"
"조부때 부터 탄광, 철강으로 부를 축적해 지금은 지방 방송국과 신문사를 운영하고
자동차 부품 체인점을 운영하며, 내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T.A. 라는
클럽의 바바리아 주 총 책임자로 있죠."
진주는 의외로 T.A.라는 말이 빨리 나와 이때다 싶어 파고 들었다.
"T.A.가 뭐하는 클럽인가요?"
"글자 그대로 기술자 연합이고 나는 평회원이라 잘은 모르고 그저 2달에
한번 저녁 모임이나 가서 정보도 나누고 어쩌다 정부에 청원을 할때 서명에 동참하고 하는 정도기 때문에 잘 몰라요.."
"청원이라면 어떤 청원인가요?"
"예를들면 이번에 메르켈 총리가 2030년 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촉박하니 기존 해당 사업과 인력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연장하라고
요구하고..뭐 그런거죠"
그때 부인이 술에 취해 눈이 반 쯤 감긴 그를 슬쩍 꼬집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늦었으니 호텔로 돌아 가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본사에 보고도
안 했네요.."
"택시나 불러 주십쇼"
"지아야 미안하지만 호탤까지 모셔다 드려라. 너 내일 쉬잖아"
그녀는 낭랑한 목소리로 "네~"하고
키를 가지러 갈려고 먼저 자리를 떳다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나오자 파란색 BMW i3가 나를 맞이했다.
진주는 지아의 차를 타고 호텔로 가는 도중 어색한 마음을 없애려 말을 걸었다.
"BMW i3를 나도 한국 영종도에 있는 BMW Driving Center에서
시운전 해봤는데 주행감, 핸들링이 BMW DNA가 그대로
장기이식이 되었더군요. 다만 전기차라 엔진의 진동에서 오는 감동은 없었지만.."
나의 말을 듣고 지아는"오우! 표현이
예술인데요... "하고 나를 띄워주는 멘트를 날렸다.
" 김 차장님은 어떤 차를 타세요?"
"네, 유럽에선 르노 캡쳐라고 하는 소형 SUV를
모는데, 디젤이라 연비는 좋은데 독일차 같이 고속에서 쫄깃한 맛이 없어요!"
진주의 말에 지아는 파안대소 하더니 "연식이 꽤 되신 것 같은데 말씀하시는게
신세대네요~"
지아의 연식이라는 말에 진주는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어느덧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오늘 피곤하실텐데 감사합니다"
"뭘요 밥이나 한끼 사시면 되죠!”
진주는 속으로 “웬 떡이냐” 생각하며 물었다.
"네, 사야죠 ..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지아는 좀 생각하더니.
"내일 불금인데 독일 생맥주에 수제 소세지로 적셔볼까요~"
진주는 그녀의 화통한 말에 흥분되어 급하게 물었다.
"내일 몇시에 뵐까요?"
지아가 장난기 물씬한 눈빛을 발사하며 말했다.
"제가 저녁 6시30분에 호텔 로비로
올게요.
그럼 이만"
진주는 떠나는 그녀의 차 뒷모습을 보며
"내가 전기차를 타서 온 몸이 감전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와 헤어진 후 호텔방에 들어와 노트북을 열고 오늘 일을 메일로 보고했더니, 5분도
안되 기욤한테 답장이 왔다.
"최강탄과 친하다는 독일 친구가 바바리아 주의 총 책임자면 최소 중간 조직의 보스거나 아니면 최고 위원 중의 한명일
가능성이 크니 좀 더 최강탄에게 접근해서 최대한 많이 그에 대해서 되도록 많은 것을 알아내도록 하게.."
진주는 그의 답장을 읽고 샤워를 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잠을 청했다. 다음
날 6시30분 지아는 정확한 시간에 로비에 도착했다.
진주는 지아의 안내로 최소 수천명이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뮌헨의 호프집에 들어갔다.
진주는 지아에게 모든 주문을 맡겼다.
10분 기다리니 1,000cc 맥주 2잔과
각종 모듬 소세지가 나왔다.
건배를 하고 마시니 맥주는 효모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고 소시지는 각종 야채맛이 느껴졌다.
지아가 말했다.
"김 차장님은 술 좋아하시죠?"
"네, 지아씨도 잘 마시는 것 같은데!"
"저는 한국 사람처럼 무식하게 마시지는 않고 그냥 즐겨요.."
이때 진주는 기욤이 내게 준 숙제가 생각이 나 지아에게 물었다."
"근데 아버님을 도와 준 그 독일 동생이라는 분 대단한 분이데요. 남에게
그것도 생면부지의 동양인에게 그런 호의를 베푸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지아가 대답했다.
"루돌프 아저씨요. 저도 몇번 봤는데.. 고맙기는 한데 여자의 직감으로 보면 단순 재벌이 아니고 야심이 큰 사람 같았어요. 뭐랄까? 세계를 자기 생각대로 움직여야 만족하는 스타일이랄까?"
"솔직히 아빠가 평회원이라 다행이지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어요. 다행히 아빠도 그런거에 관심이 없고 나도 회원레벨 상승을 반대했고요.."
지아의 말이 끝나자 진주는 지아와 내가 이 무시무시한 조직의 음모를 무산시키는데 동행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진주가 물었다.
"그 T.A.라는 단체는 내가 봐도 평범한 기술자들 이익단체는 아닌 것 같아요?"
그때 지아는 마시던 맥주잔을 내려놓고 눈을 약간 크게 뜨고 진주의 눈에 레이저를 쏘더니 말했다.
"김 부장님도 단순히 자동차 부품 사러 온 분 같지는 않네요?" 하는
것이었다.
진주는 순간 얼어서 고개를 숙였다.
그때 지아가 웃으며 말했다.
"제가 결례를 했네요." "암튼 앞으로 자주 뵐 거 같네요!" 하며 밖으로 나가자고 제안하였다.
밖으로 진주와 그녀와 나는 같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김 차장님 저는 다음 주에 미니멀리즘과 친환경 등을 표방하는 단체 취재와 기타 일좀 논의하러 미국 실리콘벨리에
가는데 같이 가고 싶네요. 그 친구들이 김차장님과 동료들 일에 많이 도움이 될 거에요."
진주는 정곡을 찔려 어리벙한 상태로 더듬거리며 "네...회사에 물어볼게요."
지아는 귀엽다는 듯이 생긋 웃으며 윙크를 하더니, "그럼 들어가 푹
쉬세요."하며 손을 흔들고 씩씩하게 돌아서 걸어갔다."
진주는 온 몸이 마비된 상태로 그녀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이 아가씨의 정체는 무엇일까?"
진주는 호텔로 들어와 오늘 지아와 나눈 이야기를 기욤에게 메일로 보내자 답장이 또 5분
뒤에 와 읽어보니 흥미가 땡겼다.
"그 아가씨가 말한 실리콘베리의 단체는 neo taoism(신 도교)라는 단체로 창립자는 제리 왕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의 재산이 있지만
팔로알토의 100년된 작은 집을 태양열 주택으로 개조하여 검소하게 살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미국식
카지노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심지어 인간 소유욕의 상징이라며 성씨 제도의 폐지와 켈리포니아의 독립을 주장하는 급진적 단체지만 우리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니 그 아가씨와 같이 가는데, 그전에 본사가 한국에 연료첨가제 회사를 차렸는데 그 회사의 영업 이사로 자네 이름을 올렸으니 그 아가씨와 최강탄을 통해서 T.A. 의
루돌프와 접촉을 하게 ..
조건은 루돌프의 60개 자동차 각 부품점에
100개씩 무상으로 제공해 선착순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주고 교체 주기인 5,000km 까지
체험해 보게 하고 효과가 있어 재구매 할 경우엔 유상으로 판매한다는 제안을 하게.
그럼 수고하게"
진주는 메일을 읽고 최공탄에게 협조를 구할까, 지아에게 구할까? 고민을 하다 지아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의 폰 컬러링 비발디Rv558이 들리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보세요" 하는
맑고 기가 살아있는 목소리가 들리자 심장이 뛰었다.
"자... 잘 들어갔어요?"
"하~~~하 ~ 네, 잘 들어가셨어요?" 그녀의 말에 진주는 갑자기 할말을 잊어먹어 "네, 뭐 잘들어왔죠"
하며 뜸을 들였다.
이 연식에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