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힘이 충돌하는 격변기에 더욱 두드러지는 책사들의 활약은 중국의 역사와 고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주무왕의 태공망 여상, 유방의 장량, 항우의 범증, 조조의 순유, 유비의 제갈량, 손권의 주유 등, 한 나라의 통치권자에게는 무력을 아우를 줄 아는 뛰어난 장수도 있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세울 줄 아는 책사가 무엇보다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난세의 중심에서 고독한 리더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전략과 전술을 세우는 책사들은 역사적 운명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제왕의 옆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소설 『책사』는 명나라의 시조인 홍무제가 명을 건국한 이후, 제2대 황제 건문제가 천자가 된 1399년(건문 1년 6월)부터 제5대 황제 선덕제가 한왕 주고후의 반란을 평정하는 1426년(선덕 1년 8월)까지, 27년간의 역사가 배경이 된다. 후일 영락제가 되는 연왕이 조카인 건문제의 견제로 자신의 지위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깨닫고 3년간의 내란(정난의 변) 끝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후, 영락제의 아들인 홍희제가 치열한 권력다툼 끝에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고, 손자인 선덕제가 한왕의 반란을 평정하며 권력을 잡기까지 명나라 역사상의 부흥기인 인선의 치세를 주도했던 책사 목풍아의 활약상을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