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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박. 불꽃이 인다고 느껴졌다.. 단 한잔을 마셨을 뿐인데 술에 취했나 보다.
독한 술 때문인지 아니면 몸 중앙에서 이는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이 말랐다. 저도 모르게 붉은 혀가 나와 입술을 핥고 새하얀 치아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반짝하고 빛난다.
유혹.
그녀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도 모르는 어떤 힘이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눈에서 강한 욕망이 느껴지고 또 그는 그걸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술을 털어 넣자 강인해 보이는 목 가운데 툭 튀어 나온 목울대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섹시하다. 술잔을 내려놓은 남자의 손이 아무것도 묻지 않은 자신의 입술을 훔친다.
그녀는 마치 따라하는 것처럼 얼른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인 스트레이트 잔을 들어 한 번에 마셨다. 훅 하고 뜨거운 열기가 온 몸을 감싼다. 거울을 보지 않았지만 얼굴이 빨갛게 물든 단풍처럼 달아오르지 않았을까.
저도 모르게 손을 올려 아무것도 묻지 않았을 입술을 닦아 냈다.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 그의 시선이 닳았다. 천천히 입술선을 따라 미세하게 움직이는 회색빛 눈동자.